AI가 일자리에 충격을 줄 거라는 논의를 볼 때마다 나는 또 다른 산업재해가 떠오른다. 사장님이 돈을 들여 AI에게 광고 문구를 쓰게 하고, 또 돈을 들여 광고를 집행한 뒤, 정작 이 가게가 뭘 해 주는 곳인지는 손님이 알아서 추측하게 만드는 것이다. 생산 공정은 전부 자동화됐는데, 혼란만 수작업으로 남았다.
나는 꽤 김빠지는 예산 배분을 지지하는 편이다. 소기업의 첫 마케팅 예산은 오해를 줄이는 데 먼저 쓰고, 노출은 나중에 늘려도 된다.
식당을 열면서 간판 주소부터 연구하자는 소리처럼 들린다. 옆집은 벌써 라이브 방송으로 웍을 휘두르는데, 나는 아직 주소를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광고로 데려온 사람들이 메뉴도 못 찾고 서비스 범위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노출을 늘리는 건 같은 물음표를 만 번 복사하는 일에 불과할 수도 있다.
돈을 주고 사는 건 유입일까, 고객 응대 야근일까?
월 마케팅 예산이 3만 대만달러인 에어컨 청소 업체가 있다고 하자. 게시물에는 ‘전문적이고 정성스러운 서비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적혀 있고, 사진은 사장님이 엄지를 치켜든 모습이며, 서비스 가능 지역은 반년 전 스토리에 숨어 있다. 천장 매립형 에어컨도 청소할 수 있는지 물으려면 DM을 보내야 하고, 주말에도 방문할 수 있는지 물으려면 또 DM을 보내야 한다. 이건 신비로운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 응대판 방 탈출 게임이다.
누군가 AI에게 ‘근처에서 주말에 천장 매립형 에어컨을 청소해 주고, 견적 안내도 있는 업체를 찾아 줘’라고 물으면, AI에게는 비교할 수 있는 단서가 필요하다. 당신의 ‘정성스러운 서비스’는 감동적이지만, 옆집 아침 식사 가게도 정성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걸로 누가 에어컨을 분해할 줄 아는지 판단할 수는 없다.
정보를 명확하게 적는다고 AI의 추천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보가 없으면 판단 근거도 하나 줄어든다. 도구마다 정보를 얻는 방식도 다르니, 웹사이트를 정리하는 일을 추천을 소환하는 마법진으로 여기지는 말자.
3만 대만달러로, 우선 ‘추측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조금 사 보자
이 업체의 정보가 정말 이 정도로 엉망이라면, 나는 1만 대만달러로 서비스 페이지, 견적 조건, 서비스 지역과 실제 사례를 정리하고, 1만 2천 대만달러는 이용 의도가 높은 검색 광고에, 5천 대만달러는 자주 묻는 질문에 답하는 콘텐츠 제작에, 3천 대만달러는 문의와 계약 성사 추적에 써 보겠다. 이건 상황을 가정한 계산이지, 구쭈이가 계시로 내려 준 우주의 황금 비율이 아니다.
첫 번째 예산으로 사는 것은 예쁜 공식 홈페이지가 아니다. 사람과 기계 모두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 비용은 어떻게 계산하는지 이해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사례에도 반짝반짝한 작업 완료 사진만 올리지 말고, 기종과 원래 문제, 작업상의 제약을 덧붙이자. AI에게 형용사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손님에게 ‘최고급 VIP 대우’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모두에게 부족한 것은 ‘그래서 우리 집 에어컨은 대체 어느 종류에 해당하는데?’에 대한 답이다.
광고 예산은 수요를 검증하는 데 쓴다. 어떤 질문이 유효한 문의로 이어지는가? 어떤 서비스는 클릭이 많은데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가? 도달한 사람 수만 들여다보지 말자. 그 숫자는 캡처해서 주주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기에는 딱 좋지만, 주주가 배우자라면 월말에는 결국 돈은 어디 있느냐고 물을 것이다.
물론 가게 정보가 이미 충실하고 주문을 받는 과정도 매끄러운데, 그저 근처 사람들이 가게의 존재를 모르는 상황이라면 노출 예산을 늘리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반대로 기사님의 일정이 이미 꽉 찼다면, 계속 유입을 사들이는 건 ‘죄송하지만, 현재는 예약이 어렵습니다’라는 말을 연습할 기회를 돈 주고 모으는 일일 수도 있다.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예산이 막힌 지점에 따라 이동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매달 정해진 플랫폼에 꼬박꼬박 공물을 바치는 게 아니라. AI 콘텐츠가 저렴해졌다고 해서 모든 작은 가게가 글 300개를 더 먹여 살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밤 11시, 사장님에게 또 메시지가 하나 왔다. ‘에어컨 청소 얼마인가요?’ 익숙한 답변을 붙여 넣으려던 그는 잠시 멈추더니, 서비스 페이지에 견적 조건을 덧붙였다. 휴대전화 옆에 놓인 다음 달 광고 증액 신청서에는 아직 서명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