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번역가를 대체할까’라는 논의를 볼 때마다 샤오바이🐣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번역가는 대체되기도 전에 추천 목록에서 먼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AI에게 묻는다. “의료기기를 잘 알고 일본어 설명서를 처리할 수 있는 번역가를 찾아 줘.” 한쪽에는 웹사이트가 잘 갖춰져 있고 작업 사례도 명확한 번역 회사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십수 년간 일하며 동료들의 소개로 고객을 받아 왔지만, 웹페이지에는 ‘전문 번역, 편하게 문의하세요’라고만 적어 둔 개인 사무실이 있다.
일단 가상의 상황이라고 해 보자. AI가 전자를 추천한다면, 대기업을 편든다고 하겠는가, 아니면 적어도 추천 이유는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내 생각에 AI 추천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불공정은, ‘누가 자신의 역량을 보여 주는 증거를 더 잘 남길 수 있는가’를 ‘누가 더 추천받을 자격이 있는가’로 바꿔 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건 몰래 광고를 끼워 넣는 것보다 따지기가 더 어렵다. 겉으로는 모든 단계가 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광고를 사지 않으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을까?
우리는 공정함을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광고를 없애면 모두 실력으로 겨룬다고.
하지만 ‘실력을 낯선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정리하는 일’ 자체에 시간과 예산, 방법이 필요하다. 대형 브랜드는 사람을 고용해 서비스 항목을 정리하고, 지점 정보를 갱신하고, 사례를 만들 수 있다. 작은 가게 사장님은 밤 열한 시가 되어서야 마지막 냄비를 다 씻었을지도 모른다. 휴대전화에는 고객이 보낸 감사 메시지가 그대로 있는데, 웹사이트는 재작년에 멈춰 있다.
그 감사는 진심이고, 솜씨도 아주 좋을 수 있다. 다만 사적인 대화 속에 남아 있는 입소문이 저절로 AI가 검증할 수 있는 추천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어떤 추천에 유료 노출이 없더라도, 마케팅 자원의 격차는 여전히 답변 밑에 숨어 있을 수 있다. 광고 간판은 떼어 냈지만 인테리어 비용은 그대로다. 야옹, 이 계산은 좀 낯익다.
그렇다고 AI가 눈감고 작은 가게를 밀어줘야 할까?
소비자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또 막힌다.
휠체어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이동 서비스를 찾는다고 해 보자. A 회사는 차종과 예약 방법, 서비스 지역을 명확히 적어 놓았다. B 기사의 소개에는 ‘친절하고 믿을 수 있습니다’라는 말뿐이지만, 실제로는 경험이 아주 풍부하다.
AI가 작은 사업자를 배려하겠다고 억지로 B를 앞에 놓는다면, 그 선의 때문에 승객이 정보 부족의 위험을 떠안을 수 있다. 규모가 작다고 적합한 것은 아니고, 자료가 많다고 서비스가 좋은 것도 아니다.
내가 더 신경 쓰는 건 추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곳은 어떤 요구에 부합하는가? 어떤 정보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가?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후보’를 ‘이미 모두와 비교해서 뽑은 우승자’처럼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추천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는 것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탈락시키는 것 사이에는 분명 선이 있다.
지역 상점과 전문직 종사자, 마케팅 담당자에게는 이것이 노출을 위해 해야 할 일도 바꿔 놓는다. 홈페이지 첫 화면을 ‘최고급, 정성, 믿을 수 있는’ 같은 말로 채우기보다, 실제 고객의 질문 하나에 답해 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세심한 수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라는 말은 이렇게 바꿀 수 있다. “휠체어 사용자의 바지 길이 조절을 도와드립니다. 매장 입구에는 단차가 없으며, 착용해 보시려면 사전 예약이 필요합니다.” 이 문장이 더 그럴듯하게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수요와 역량이 맞닿을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 준다. 그렇다고 AI의 추천을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시스템이 어떤 자료를 확보하고 어떻게 선별하느냐에 달려 있다.
내 머릿속에는 그 옷 수선 가게가 계속 떠오른다. 아주머니는 십수 년간 단골들의 바짓단을 고쳐 왔지만, 간판에는 ‘옷 수선’이라고만 적혀 있다. 옆에 새로 생긴 가게의 웹페이지에는 이미 무장애 동선과 예약 절차가 정리돼 있다.
고객은 지금 휴대전화에 묻고 있다. “근처에 휠체어 타는 사람이 편하게 바지를 수선할 수 있는 곳이 어디야?” 아주머니는 고개를 숙이고 재봉틀 페달을 밟으며, 이 비교가 이미 시작됐다는 사실도 아직 모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