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뉴스는 모델이 얼마나 강력한지, 토큰을 얼마나 소모하는지에서 시작해 에이전트가 어떤 일을 대신 처리할 수 있는지까지 이야기한다. 나는 그만큼 화려하지 않은 한 가지에 더 관심이 간다. 소비자가 ‘사람을 찾아줘’라는 일을 AI에게 맡기면, 업체의 마케팅 문구가 갑자기 명세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명세서에서 가장 곤란한 말은 ‘무엇이든 가능합니다’다.
나는 조금은 반감을 살 만한 쪽으로 생각이 기운다. AI의 추천을 받고 싶다면, 업체는 먼저 자신이 더 쉽게 제외될 수 있도록 해야 할지도 모른다. 요구가 구체적일수록 ‘저희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라는 말은 매칭에 도움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듣기에는 만능 같지만, 뜯어보면 확인할 수 있는 조건이 하나도 없다. 엔지니어가 이런 요구사항 문서를 보면 보통 먼저 커피를 타러 간다.
고객이 묻는 것은 이제 당신의 키워드가 아니다
월세로 사는 사람이 밤에 에어컨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고 상상해 보자. 그는 ‘타이베이 에어컨 수리 추천’을 검색하는 대신, 비서에게 이렇게 묻는다.
내일 저녁에 중산구로 올 수 있고, 10년 넘은 분리형 에어컨도 수리해 줄 기사를 찾아줘. 임대주택이라 크게 뜯어내는 작업은 안 돼. 출장 점검비가 얼마인지 먼저 알려줘.
가상의 상황이지만, 차이를 아주 분명하게 드러낸다. 고객이 건네는 것은 검색어의 나열이 아니라 여러 제약 조건이 담긴 묶음이다.
A 업체의 웹사이트는 멋지고, ‘전문 팀, 열정적인 서비스, 품질 보증’이라고 쓰여 있다. B 업체의 페이지는 소박하지만 서비스 지역, 저녁 예약 방법, 오래된 기기의 점검·수리 범위, 점검비가 나와 있고, 어떤 누수 상황에서 분해·설치 작업이 필요할 수 있는지도 설명한다.
B 업체가 반드시 수리를 더 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요구에 누가 맞는지 판단하려면, B 업체가 남긴 단서가 더 쓸모 있다. 여기에는 신비로운 AI 첨단 기술 같은 것은 없다. A 업체는 광고 문구를 건넸고, B 업체는 판단할 자료를 건넸을 뿐이다.
‘단정적으로 말하지 말자’에 대가가 따르기 시작한다
전통적인 마케팅에서는 조건을 너무 자세히 쓰면 고객을 놓칠까 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은 일단 올리지 말고, 제한 사항도 먼저 말하지 말고, 개인 메시지가 오면 그때 이야기하자는 식이다. 이런 방식에도 이유는 있다. 서비스에는 견적 산정도, 소통도 필요하다.
하지만 소비자가 먼저 AI에게 후보 명단을 정리해 달라고 한다면, 개인 메시지 자체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정보가 비어 있다고 해서 유연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비서가 확인할 수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비서가 제외할지, 추가로 물을지, 아니면 멋대로 추측할지는 도구와 자료 출처에 달려 있다. ‘AI가 알아서 이해하겠지’를 운영 전략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더 골치 아픈 것은 명세가 완전하다고 해서 실력까지 믿을 만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설명을 명확하게 써 놓은 평범한 업체가, 솜씨는 아주 좋지만 온라인 정보가 5년 전에 멈춰 있는 기사보다 더 쉽게 식별될 수 있다. AI 추천이 부각하는 것은 때로 정보 정리 능력이지, 전부 서비스 품질은 아니다. 바로 이 간극이 마케터가 실제로 할 일이 있는 지점이다.
기사 대신 ‘에어컨 관리의 다섯 가지 비결’ 같은 글을 스무 편 더 만들어 주기보다는, 그가 매일 전화를 받으며 확인하는 질문들을 정리하고 싶다. 어떤 기종을 수리해 봤는지, 어느 지역에는 가지 않는지, 견적에 무엇이 포함되는지, 사례에서 정확히 어떤 고장을 해결했는지 말이다. 구조화된 데이터는 기계의 해석을 도울 수 있지만, 추천 보증서는 아니다. 웹사이트, 업체 정보, 실제 수주 조건이 서로 맞지 않으면, 마크업이 아무리 멋져도 모순을 가지런히 배치한 것에 불과하다.
노출은 여전히 중요하고, 리뷰와 입소문, 출처의 신뢰도도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많은 사람이 나를 봤다’와 ‘이번 요구에서 나를 선택할 이유가 있다’ 사이에는 여전히 증거로 메워야 할 간극이 있다.
그 에어컨 기사는 여전히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이렇게 말한다. ‘10년 넘은 것도 볼 수는 있는데, 먼저 배수관 사진을 찍어서 보내 주세요. 내일 저녁에는 8시 반만 남았고요. 점검비는 먼저 말씀드릴게요.’
이 몇 마디를 그는 매일 한다. 그런데 웹사이트 첫 화면에는 여전히 커다란 네 글자가 걸려 있다. 서비스 최우선.
